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민트빛 핑크’ (1)

백수의 문화생활

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민트빛 핑크’ (1)

열정은 이미 피아니스트 2021. 4.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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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

오랜만에 옛 직장동료들과 만났다. 20대 때부터 같이 끈끈하게 일했던 선후배들이고, 만나면 참 기분 좋아지는 그런 사이인데, 나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선뜻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었다. 몇 년간을 얼굴도 못 보고 지내다가 좋은 전시회가 있어서 간만에 뭉치게 되었다.

오늘 다녀온 곳은 충무로에 위치한 갤러리꽃피다에서 열리고 있는 최병인 작가의 미디어 아트 전시전이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 오후 2시에 도착하니 작가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미디어 아트라는 개념이 일반인들에게는 좀 생소하다. 문외한인 나에게 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백남준 작가의 층층이 쌓인 TV 브라운관이 떠오르는 정도이다. 최근에는 삼성동 코엑스 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한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를 보고 진짜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이것들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첨단 기술을 뽐내려는 것인지, 그저 충격적인 눈요기거리로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인지. 예술은 그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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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최병인 작가의 미디어 아트 전시전을 다녀온 후로 미디어 아트라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 하고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첨단 기술로 만들어낸 예술작품을 떠올린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가 탄생할 때, 때마침 TV와 같은 파급효과가 큰 새로운 대중매체를 통해 예술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백남준 작가는 1960년대의 비디오 아트 작가였다. 당시에는 TV 브라운관을 이용한 비디오 아트가 뉴미디어 아트였다.

최병인 작가에 따르면, 작가란 미디어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며, 미디어는 기억이나 정보, 감정을 저장하고, 전달하는 매체라고 한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에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게 되는 첨단 기술로 만든 작품뿐 아니라 책, 잡지, 신문, 만화, 포스터, 사진, 영화도 미디어 아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최병인 작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구한 미디어가 이라고 말한다. 우리 나라에는 신라 진흥왕이 국토 확장을 기념하면서 세운 진흥왕 순수비가 있었고, 이집트에는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이집트 벽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동안 나는 미디어 아트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가 담고 있는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미디어의 형식만 눈에 담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미디어 아트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 2021. 03. 23~04. 06 / 충무로 갤러리꽃피다 / 관람시간 2pm – 8pm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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