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민트빛 핑크’ (2)

백수의 문화생활

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민트빛 핑크’ (2)

열정은 이미 피아니스트 2021. 4.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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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인간은 다 약해.”

최병인 작가의 미디어 아트 민트빛 핑크는 영상, 사진, 텍스트를 종합적으로 감상하는 전시이다.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사진 작품들 사이사이로 공간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텍스트가 화면 가득 뿌려진다. 처음엔 사진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행여 중요한 영상을 놓치지 않을까, 의미 있는 텍스트를 간과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했지만, 전시를 보다 보면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작가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공간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거나, 때로는 믹스 매치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전시회의 제목이 왜민트빛 핑크일까? 민트색은 하늘색과 연두색의 중간 지점 즈음에 머물러 있는 독특한 빛깔인데, 이것이 핑크색이랑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민트빛 핑크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 아닐까?

전시 투어의 시작점은괜찮아, 인간은 다 약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복숭아밭 사진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 풍경의 이름은어딘가에 민트 핑크이다.

그리고,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반전이 일어난다.

전시장에서 만난 최병인 작가님의 설명을 직접 들었기에 여기에 쓸 내용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전시를 다녀온 직후 영감을 얻어서 1,500자 정도의 글을 후딱 썼는데, 반전 전시라는 본 전시의 특성상 자세한 설명은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전부 삭제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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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시회 일정이 3 23일부터 46일까지였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47일에 딱 하루만 휴관하고, 48일부터 13일까지 전시가 연장될 예정이라고 한다. 충무로역 2번 출구에서 대한극장을 끼고돌아 필동 주민센터가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가 안쪽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최병인 작가의 미디어 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는갤러리꽃피다’(서울 중구 퇴계로 36가길 50)가 보인다.

작가의 깊은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관람객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닭장 속의 닭처럼 길들여져 살았던 필자에게도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전시였다. 오랜만에 옛 직장동료들을 만나서 행복했고, 방전 직전 상태였던 문화적 감수성이 가득 충전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최병인 미디어 아트 전시 / 2021. 03. 23~04. 13 (4. 7 휴관) / 충무로 갤러리꽃피다 / 관람시간 2pm – 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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