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방문 수거 서비스 ‘헌옷삼촌’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건만, 집안일이라는 것이 표도 안 나는 것이 참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특히 필자 같은 경우는 집안 정리를 참 못하는 편이다. 안 입는 옷, 메지 않는 가방, 읽지 않는 책, 아무런 미련 없이 속 시원히 버리면 간단할 텐데, 그게 참 힘들다.
결혼할 때 남편이 사주었던 코트, 큰아이 태어났을 때 출산휴가 끝나고 복귀하면서 샀던 정장, 작은아이 태어났을 때 선물 받은 코트, 아이들 어릴 때 처음으로 사준 전집, 대학 때 보던 전공서적 등 모두 추억과 사연이 없는 것들이 없어서 선뜻 쓰레기통으로 넣어지지가 않는다. 20년이 훌쩍 넘은 것들도 많은데, 아직도 이렇게 끼고 살고 있으니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요즘 세상 기준으로는 거의 ‘호더’(hoarder)라 해도 될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잔뜩 쌓아 두고 살지만, 같이 사는 가족들은 모두 필자와 정반대이다 보니 늘 정리 문제로 충돌이 잦다. 옆에서 늘 “버려라, 버려.” 라고 부추기면, “언젠가 다 쓸데가 있다니까.” 하고 버텨왔는데, 더 이상 잔소리 듣기도 지겨워 몇 년 만에 옷장과 책장을 정리하게 되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앱을 이용해 물건을 팔기도 하지만, 집에 갖고 있는 옷들이 낡고 오래되어 그만한 가치는 없기에 ‘헌옷삼촌’에 의뢰하게 되었다.
예전에 비해 헌옷의 단가가 낮아져서 1kg당 100원을 쳐주는데, 마침 4월 5일부터 5월 5일까지 한 달간 1kg당 150원에 매입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서 수거하기 때문에 최소 30kg가 넘어야 하고, 만일 30kg가 안 되면, 매입이 아니라 무료 수거되니 유념해야 한다. 또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한 비닐에 옷을 미리 담아두어야 한다.
헌옷이 모두 4봉지가 나와서 30kg는 거뜬히 넘겠지 했는데, 29kg밖에 안 되었다. 다행히 가방 5개를 합치니 32kg가 나와서 무료 수거의 위기는 넘겼다. 옷을 꽤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여름 옷이 많아서 무게가 얼마 안 나갔던 거 같다.
반면에 책은 아주 버릴 것이 많았는데, 70kg까지만 수거가 가능하다고 해서 추리고 추렸는데도 82kg가 나왔다. 무료 수거 대상인 12kg는 빼고, 70kg만 넘기고 싶었는데, 옆에서 “그냥 드려라, 드려” 하는 바람에 82kg를 넘기고, 70kg만 정산받았다.
의류 29kg * 150원/kg = 4,350원
가방 3kg * 300원/kg = 900원
서적 70kg * 30원/kg = 2,100원
총 7,350원 수령!
헌옷삼촌 카페에서 판매 후기를 읽어 보니 보통 의류 50kg 정도는 기본이고, 어떤 사람은 100kg가 넘기도 하던데, 다음에는 나도 50kg 판매에 도전해 봐야겠다. 큰 돈은 아니지만, 집안 정리를 하고, 커피 2잔 값을 벌었으니 만족한다. 더욱이 헌옷삼촌에서 판매금액의 5%를 결식아동 돕기에 기부한다니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는 셈이어서 여러 모로 좋은 것 같다.
■ 문의 : 헌옷삼촌 고객센터 (010-7773-5142),
네이버 카페 ‘헌옷삼촌’ (https://cafe.naver.com/hunjunggo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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